오늘 우리집 식구가 된지 한달 남짓된 고양이 '한근이'가 첫 예방접종을 맞고 왔다.
이녀석이다. 이름이 한근이인 이유는 처음 데려왔을때 길에 있던 녀석을 데려온거라 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어 병원에 데려가 봤을때 몸무게가 딱 600g이라서 한근이가 되었다.(수컷이다)
아래는 처음 데려왔을때의 사진인데
이렇게 쬐그매서 분유도 조금씩 밖에 안먹고 조용하니 구석에만 숨어있으려고 해서 걱정을 엄청나게 끼치던 녀석이
어느새 적응해서 이렇게 장난감도 가지고 놀며 활발한 모습을 보이더니
한달 반 정도가 지난 지금은 어깨에도 올라와있고
이렇게 제법 식빵도 구울줄 아는 고양이가 되었다.
매일 보고 지내니 어느 정도 큰지는 잘 몰랐는데 오늘 병원가서 몸무게를 달아보니 1.3kg 한달새 2배가 자랐다! 사진으로봐도 확실히 자란 티가 난다.
아직은 하루에 깨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더 많고, 새벽에 일어나 놀아달라고 할퀴고 물어뜯는 캣초딩이지만(지금이 제일 활발하고 제일 힘들게 할 시기라고 한다. 덕분에 하루에도 몸에 흉터가 몇개씩 생겨난다) 그래도 점점 자라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키우는 보람도 있고.
집에서는 깨있을때면 하루종일 달라붙어서 놀아달라고 성화며(팔 붙잡고 레슬링 뒷발차기, 걸어다니는데 다리 붙잡고 메달리기, 자고 있으면 발가락 물어뜯기, 얼굴 때리기, 눈 찌르기 등등등),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엄청 활발한 녀석이라 솔직히 주사 맞는데 하악거리진 않을까 걱정은 좀 했었는데 그렇게 집에선 캣초딩스럽던 놈이 병원에 가자마자 얌전해져서 주사를 놓던 말던 별로 반항도 안하고 얌전히 있는다.
조금씩 떨어대는걸 보니 낯설고 무서웠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우리에게 놀자고 보채던 것 말고는 낯선 사람이 와도 얌전하고 처음 데려올때부터 하악질 한번 한적이 없으니 나름 순한 녀석인데 우리가 이놈의 성격을 좀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주사를 맞고 집에 오자마자 지 딴에는 나름 스트레스 받고 고단했는지 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자고 있다.
암만 고양이가 영역동물이라지만 얘는 유독 자기 집을 벗어나는걸 싫어하는 것 같아(데려온 뒤 차타고 외출을 세번 정도 했었는데, 처음 온 날 말고는 차타는 내내 울어대며 품안으로 숨어대기만 했다)한번 데리고 나갈일이 생기면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어디 아픈덴 없었을까 싶었는데 건강하다니 다행이다.
아주 어릴적부터 항상 강아지만 키워왔고, 식구들 모두 고양이에 대한 편견아닌 편견이 있었다.
고양이는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다던지,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던지, 애교가 없다던지 하는 것 들.
근데 고양이를 키워보니 편견은 확실히 편견이었다.
얜 왠만한 강아지보다 사람을 더 잘 따르며, 개처럼 복종을 안해서 그렇지 나름 주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꼬리치면서 애교를 부리진 않지만 반갑다고 야옹대며 와서 비벼대고 은근슬쩍 품안에 파고 들거나 무릎위 혹은 어깨위에 올라와서 자고 눈 마주치면 그루밍을 해주는 것을 보니 이것도 얘네들 나름대로의 애교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얘를 키우면서 가장 신기했던건 쥐가 사라졌다. 겨울만 되면 천장 기와 틈새로 쥐가 숨어 들어와 벽이나 천장사이 빈공간을 돌아다니며 내 수면장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었는데, 야옹거리지도 않던 새끼고양이 한마리가 들어왔을 뿐인데 그 날부터 쥐가 들어오지 않는다.
확실히 천적은 알아보는 모양. 잠 못자게 하는건 얘도 마찬가지(더 심할때도 많다)지만 그래도 쥐보단 고양이가 낫지..
개냥이의 기질이 다분해 보이는데, 다 컸을때 어떤 고양이가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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