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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잡담

한해의 마무리

by 가림막 201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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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지나갈 때 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돌아보면 항상 무언가가 아쉽다. 

치열하게 살아왔다면 여유를 가지지 못한것이 아쉽고 여유를 가지고 살아왔다면 좀 더 열심히 살지 못한것이 아쉽다.

올해는 나에게 유독 아쉽고 후회가 많이 남은 한 해 였다.

스트레스에 짓눌린 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너무 어중간한 시간들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루고자 했던 것들 중 이뤄낸 건 한손에 꼽을 정도며, 이룰수 있었던 것들도 나태하게 보냈었던 시간들 때문에 놓쳐버린건 세는 것도 힘들다.

그땐 너무 피곤하니까, 혹은 너무 지치니까 같은 이런저런 변명들로 오늘의 일을 내일의 나에게 미뤄버렸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를 원망하면서 다시 그 다음날의 나에게로 미뤄버리길 수십 수백차례 결국 난 지난 몇년간의 내가 나에게 미뤄놓은 것들로 숨이 막힌다.

누굴 원망하랴. 다 내가 자초한 일들인데.

천천히 생각하며 올 한해를 돌아보았다. 좋은 일이 있었는지. 뭐가 그렇게 후회가 남는건지. 정말 힘들었던 일은 뭐였는지 말이다.

하나하나 되짚으며 생각해보니 의외로 좋은 일이 많았다. 기분 좋다고 편안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생각보다 꽤 자주 있었다.

그럼 뭐가 그렇게 스트레스를 준건지, 왜 힘들었는지 되집어보니 건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단지 상당히 큰 일들이었을 뿐.

좋았던 일들로 안좋았던 일을 묻어버리고 살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반대로 좋았던 일이 묻혀버려서 그렇게 후회가 남는 한해가 되고 말았다.

지나간 일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치여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또 그 다음의 많은 시간들을 날려버린 것이다.

모든일은 다 생각하기 나름인데, 아 이렇게 날 힘들게 만드는구나 라고 생각하기보다 아 그래도 이렇게 좋은일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의 난 올해를 조금 다른 기분으로 돌아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아주 오래전의 난 지금보다 멘탈도 더 단단하고 좀 더 단순했던 것 같은데 어느순간 나이를 먹어가면서 소심해지고 복잡해지고 멘탈도 점점 약해져가고 한해 한해가 지나갈수록 더 나아져야 하는데 어떻게 된게 갈수록 더 못나지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자괴감이 든다.

어릴때 그렇게 못나보였던 어른들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이기 시작하니 내가 지금 뭐하고 사는건지 싶기도 하고, 한해가 지나가면서 이래저래 대낮부터 잡생각이 많아지는구나.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나하나 포스팅을 하다보면 별 거 아니었던 하루도 뭔가 의미있는 하루가 될수도 있고 그때의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뭐를 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을테니까.

열심히 살자. 일어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놔두고 앞으로를 생각하면서.

내년 오늘엔 지금 같은 기분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살자. 올해에 대한 후회도 여기까지만 하고.

 오늘, 내일, 그리고 모래 남은 3일도 열심히 보내자. 끝이 좋으면 결국 그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이렇게 후회가 많이 남았던 올해였지만 남은 3일을 잘 마무리한다면 그래도 시간이 지났을 때 꽤 괜찮은 한 해 였다고 기억되지 않을까. 물론 그러려면 어디서 돈벼락이라도 떨어져야 겠지만. 

 해야할 일은 많고, 할 수 있는 일들도 많고 즐거울 일들도 많다. 아직 내 책꽂이엔 바빠서 읽지 못한 책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으며 스팀 라이브러리엔 역시 사놓기만 하고 하지 못한 게임이 쌓여있고, 오늘 올 택배도 아직 2개가 남아있고 해야할 공부도 많으며, 미뤄둔 일들도 많다. 벌어야 될 돈도 많다 엄청 많다.

후회할 시간이 어딨냐 이렇게 할일이 태산인데.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