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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 헤슘 거북선 흑축 후기와 이온크루에서 풀윤활 및 웜화이트 led작업 후기

by 가림막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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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덱 헤슘 거북선 흑축을 질렀다.

충동구매였다.

웹서핑을 하다가 거북선이란 키보드를 보게됐는데 색 배합이 딱 내 취향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재고도 마침 흑축만 딱 하나 남아있었다.

그전부터 흑축이 굉장히 궁금했었기도 하고 키보드도 너무 취향이라 그냥 질러버렸었다.

여기저기서 거북선에 대한 호평이 너무 가득해서 기대가 컸던 탓일까.

내 손에 들린 거북선은 기대보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먼저 장점.

키감이 굉장히 좋았다. 처음 써보는 흑축인데 쫄깃함도 괜찮았고, 통울림을 굉장히 잘 잡은게 인상적이었다.

흑축의 키압이 상당히 높다고해서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키압도 많이 높게 느껴지진 않았다.

디자인도 내 취향이었고.

스페이스바 스테빌이 굉장히 잘 잡혀서 스페이스바 '에선' 어떤 잡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으로 단점이다.

먼저 키캡 품질.

키캡 장인인 레오폴드에 비빌 정도는 아니지만 품질 자체는 준수했다. 촉감도 좋은 편이고.

다른 중~상급 키보드(드루갓이나 더키 같은)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나오는 PBT 키캡들과 비교했을때 확실히 재질은 더 좋게 느껴졌다.

문제는 마감.

키캡 사이드에 사출흔적인지 지저분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들이 조금 있었고 뒤틀린 키캡들이 제법 됐다.

전체적으로 키캡 정렬이 제대로 안된 느낌이었다.

다행히 국내에서 덱을 유통하는 이온크루의 a/s는 굉장히 좋은편이라 전화해서 약 11개 정도의 키캡을 요청하니 전부 보내줬다.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거북선 키캡 마감에 대한 얘기들이 제법 나오더라. 

키캡 정렬이 잘 안맞거나 조금씩 뒤틀리는건 다른 키보드들에서도 제법 잘 나오는 증상이지만 얜 개수가 조금 많았고, 키캡 교체 후에도 조금씩 정렬이 안되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실망스러웠다.

 

다음은 스테빌 잡소리와 스프링소리.

기본적으로 스테빌에 윤활이 되어서 나오고 후기들이 하나같이 스테빌이 역대급으로 잘 잡혔다는 얘기들이 많아서 기대했었다.

그리고 써본 느낌은 스페이스바는 정말 잡소리 하나없이 역대급으로 잘 잡히긴 했지만, 나머지 시프트나 엔터 등의 키들에서 찰찰 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들렸다.

뭐 암만 잘 잡혔어도 기성품은 어쩔수 없지 싶어 그냥 쓰려고 했으나 숫자패드 엔터키가 문제였다.

누르면 한쪽으로 푹 들어가는 증상과 함께 들리는 찰찰거리는 소리는 스테빌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필자가 굉장히 민감해지게 만들었다.

솔직히 얘를 써보기 전에는 사람들이 스테빌 소음에 왜 민감한지 잘 이해를 못했는데 심한걸 들어보니 확실히 느껴지더라.

이래서 그런거구나 하고.

스페이스바는 인정이지만 나머지는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그밖의 다른 키들에선 전체적으로 스프링 소리가 있는 편이었다.

스위치마다 편차가 있기 마련이라 아무 작업도 하지 않은 기성품에서 스프링 소리는 어쩔수 없는거라 생각하지만 스테빌탓에 귀가 예민해져서 이것도 거슬렸다.

 

일단 이온크루측에 문의해보니 스테빌은 보내주면 언제든지 윤활을 다시 해주겠다고 한다.

다시 택배로 보내기가 귀찮아서 보낼까 말까 망설이던 도중, 이온크루에 요청하면 자체적으로 스위치 풀윤활 작업과 LED 작업까지 해준다는 글들이 보였다.

그러면서 웜화이트 LED로 작업한 사진도 봤는데 딱 꽂힐 정도로 너무 이뻤다.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이왕 a/s보내는 김에 윤활에 LED 작업까지 맡길까..

전화해서 견적을 물어보니 헤슘(108키)은 풀윤활 + LED까지 65,000원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LED는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LED를 사용하거나, TX 키보드라는 쇼핑몰에서 233 LED를 주문해 이온크루 쪽으로 보내주면 된다고 했다.

 

잠깐 고민하다 작업을 맡기기로 결정했고 tx키보드에서 웜화이트 100개짜리 2개를 주문해서 보냈다.

조금 아쉬웠던점은 tx키보드에서 100개단위 벌크포장으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헤슘같은 경우엔 8개가 모자라서 100개짜리 하나를 더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용하고 남은 LED는 당연히 돌려준다)

이온크루에서 보유하고 있는 LED를 사용하면 이런 불편함은 없겠지만, 보유하고 있는 LED 종류가 적다는게 조금 아쉬웠다.

 

작업 기간은 주말 포함 약 10일 정도가 소요됐고, 오늘 결과물을 받았다.

그리고 매우 만족스럽다.

서론이 굉장히 길었다. 아래는 결과물의 사진이다.

위는 LED를 키기전, 아래는 LED를 킨 후다.

LED는 펑션키와 조합해 끄거나 1단계~7단계까지 밝기 조절이 가능하고 Fn+8키를 누르면 숨쉬기 모드로 동작한다.

웜화이트 LED가 매우 잘 어울려서 작업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풀윤활도 굉장히 만족스럽다.

스테빌이나 스프링의 잡소리가 싹 사라지고 도각도각 거리는 정갈한 타건음이 들리는데 이래서 윤활을 맡기는 거구나 싶더라.

 

결론은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은 순정상태에선 솔직히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점이 다수 존재했던 키보드였다.

(필자의 뽑기운이 안좋았을수도 있다. 솔직히 유난히 똥손이라 뽑기운이 안좋은 편이긴 하다)

디자인과 키감 면에선 분명 만족스러웠으나, 잡소리라든지 키캡 정렬이나 키캡 마감이라던지 등의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분명히 잘 만든 키보드이긴 했지만 가격에 비해서 좀 허술한 느낌이다.

 

하지만 스위치 풀윤활과 LED 작업을 마친 후에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이온크루의 a/s는 명성답게 굉장히 만족스러웠으며, 윤활과 LED 작업 역시 꼼꼼하게 잘 해주었다.

예상외의 추가 지출이 있었던 점은 아쉬웠지만, 작업을 끝내고 나니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딱 하나 아쉬움이 남는건 케이블 일체형이라는 점. 하지만 케이블 작업까지 맡기기엔 너무 귀찮다.

 

순정상태에선 아쉬운 점이 다수 존재한다. 작업을 끝내면 만족스럽다.

근데 이건 다른 키보드들도 마찬가지다.

레오폴드도 바밀로도 드루갓도 기타 다른 키보드들도 순정상태에선 다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했었으니까.

어쩔수 없는 기성품의 한계다.

단지, 덱북선은 후기들이 너무 좋고 연일 품절되는 귀한 몸이었던 탓에 필자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아졌던터라 단점들이 더 크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결과물이 좋아서 만족스럽다. 이제 남은 92개의 LED를 어디에 쓸지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