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잘 자나 싶었는데 또 불면증이 도졌다.
잠을 잘 자려면 누웠을 때 잡생각이 많지 않아야 하고, 되도록 아무 생각 없이 눕는 게 제일 좋은데.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아서 생각이 꼬리를 물고 꼬리를 물다가 마음이 불안해지고 잠이 깨버린다.
차라리 이럴 땐 누워서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말고 그냥 일어나서 움직이는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억지로 누워서 자려고 해봐야 머리만 아프고, 잠도 안 들고.
아마 매일 먹던 수면 보조제를 먹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보조제라 수면제처럼 의존증이나 부작용은 없지만, 평생 약을 먹고 잘 수는 없겠다 싶어 슬슬 끊어보려는 참인데 막상 잠을 못 자기 시작하니 갈등이 생긴다.
일단 오늘은 먹지 말고 그냥 밤을 새워보는 걸로.
이따가 하루는 겁나 피곤하겠지만, 다행히 크게 할 일이 없으니 괜찮을 것 같다.
줄기차게 오던 비가 오늘 하루 그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기분 좋은 밤이지만 다시 비가 시작된다고 하니, 또 한동안은 밤낮없이 에어컨이 돌아가게 생겼다.
비 그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미뤄뒀던 집 정리와 도배를 해야겠다.
도배라고 하긴 뭣하고 폼블럭 같은 시트지 형태의 벽지를 붙일 예정이다.
여기 오고 나서 옷방에 시험 삼아 붙여봤는데 붙이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이쁘고 상당히 괜찮더라.
단지 폼블럭은 재질 특성상 고양이가 타고 다니고 스크레치로 쓸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폼블럭으로 모험을 한번 해볼지 아님 그냥 평평한 형태의 시트지를 붙일지 고민 중이다.
고양이 세 마리는 내가 일어나자 자기들도 우다다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차피 밤샐 거라 괜찮지만, 엄마는 주무시고 계신데.
다행히 잠귀가 어두운 편이셔서 소리 때문에 깨실 일은 없겠지만 저러면서 자는 사람 밟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란 말이지.
조용한 밤에 선선한 바람에 풀벌레 소리가 모처럼 듣기 좋다.
둘째, 셋째 고양이는 지들끼리 노느라 바쁜데 첫째는 어쩐일인지 옆에 앉아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항상 자던 시간인데 왜 일어나서 저러고 있지' 하고 관찰하는 것 같다.
그 정도의 생각까지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고양이는 똑똑해서 아마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아마 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거다.
불면증에 잠을 설치고 있는 밤인데, 아이러니하게 모처럼 기분이 좋은 밤이기도 하다.
아마 지긋지긋했던 이번 여름이 끝나가는 게 느껴져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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