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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마냥 비가 무식하게 쏟아지더니, 날이 밝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쨍하니 났다.
하늘을 보니 딱 가을 하늘이더라.
바람도 선선하고, 습도도 낮은 것 같다.
올여름은 정말 여러모로 지랄 맞은 여름이었는데 드디어 이렇게 끝나나 보다.
낮에 기분 좋게 바람을 맞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올여름엔 너무 더워서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에어컨만 풀로 돌려댔으니까.
한여름 혹사한 에어컨에 감사를 표하고 청소 싹 해준 뒤에 커버로 덮어 놔야겠다.
마음 같아선 분해해서 청소해주고 싶지만, 물받이 일체형인 에어컨이라 팬을 꺼내려면 완전 분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엄두가 안 난다.
덥다고 미뤄뒀던 집안 정리도 싹 해야겠고, 이래저래 할 일이 많다.
어쨌든 덥지 않고, 습하지 않고, 꿉꿉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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