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도 몇번 밥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가 있는데 이 녀석이 창고에 새끼 6마리를 낳았다고 글을 쓴적이 있었다.
요 녀석이 그 어미 고양인데 사진도 몇번 올렸었다. 이 사진은 만삭일땐데 요즘은 새끼 키우느라 힘든지 이 때의 3분의 1정도로 말랐다.
창고 들통안에 낳았었는데 저저번주쯤 새끼들이 어느정도 컸다 싶은지 다 데리고 근처 풀숲속에 있는 판자들 사이로 이동했었다.
그리고 어미는 꾸준히 밥 먹으러 왔는데 항상 혼자서만 왔더랬다.
그래서 슬슬 새끼를 데리고 다닐때가 됐는데, 새끼는 안데려오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계속 혼자만 오길래 자기는 여기와서 사료먹고 새끼들한텐 사냥해서 가져다 주거나 사냥 연습 시키려나 보다 싶었다.
나로서는 새끼 6마리를 다 데리고와서 먹기 시작하면 그 사료값도 장난 아닐테니 아쉽지만 내심 다행이기도 했고.
그런데 왠걸.
잠깐 확인할게 있어 방으로 들어오니 밖에서 평소와는 다른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우리 한근이 새끼때 소리랑 비슷해서 아 새끼 데리고 왔나 싶어서 문을 열고 내다보니 어미 고양이가 울면서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잘 못 들었나? 싶었는데 옆을 보니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통뒤에 숨어서 엉덩이만 내밀고 있더라 ㅋㅋ
아마 불쑥 문을 여니 놀라서 혼자 숨어버린 모양이다. 어미는 나인줄 아니까 가만있던거고.
먹는데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해서 문을 닫아주니 밖에서 야옹 야옹 하면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난 고양이가 아니니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미가 뭐라뭐라 하고 새끼가 대답하는거 보니 '괜찮다 나와서 먹어라' 뭐 이런거 아닐까?
그렇게 밥을 먹으며 서로 한 10분여를 떠들다가 지금은 또 조용해졌다.
이러다가 진짜 새끼들까지 전부 우리집 밥 먹으며 크게 생겼다.
한밤중이라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머리만 숨기면 제대로 숨은줄 아는건지.
자기 눈에 안보이면 내 눈에도 안보일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한근이도 어릴때 그러긴 했다. 요즘에도 종종 그런다 ㅋㅋ)
그런데 왜 한마리만 데리고 온걸까?
다른 애들은 벌써 독립 시킨건지 아니면 한마리식 따로 따로 데리고 다니는건지 잘 모르겠다.
길고양이다보니 혹시 다른 놈들은 잘 못 된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뭐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해야지.
요즘 핸드폰엔 고양이 사진만 가득하다.
원래 고양이는 별로 안좋아하는 강아지 파였는데 키우기 시작하니 고양이들이 계속 눈에 밟힌다.
얘네들을 왜 안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덕분에 마당에 있는 개님들에게 신경을 많이 못써주고 있어서 미안하기도 하다 ㅋㅋ.
그래도 어쩌랴 얘는 안에있고 걔네들은 밖에 있으니 옆에 있는 애한테 손이 많이 가는건 어쩔수 없는 일같다. 얘는 혼자기도 하고.
처음듣는 어미 고양이와 새끼고양이의 대화는 뭔가 신선하면서도 재밌었다.
이제 한번 오기 시작했으니 자주 데리고 올 것 같은데 날 좋은날 만나면 사진을 찍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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