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얼마전 뒷마당에 밥먹으러 오는 길고양이중 가장 먼저 오기 시작한 녀석 사진을 찍는데 성공했다.
그동안은 밤에만 얼굴을 봐서 어두워 제대로 찍지를 못했는데 처음으로 낮에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며 나름 애교도 떨기 시작했다.
요즘은 밥먹으러 오면 밥이 있던 없던 자기 왔으니까 인사라도 하자는 듯이'야옹'하고 우리를 부른다. (밥이 없으면 더 크게 부른다. 나올때까지 부른다. 가끔 내다보지 않으면 문을 발로 긁거나 차기도 한다-_-)
소리를 듣고 내다보면 눈 마주치고 인사를 한번 더 한뒤 계속 야옹 거리면서 먼저 저기에 몸을 부비기 시작한다.
(이제 자기구역이라고 냄새를 남겨놓으려 하는것 같다.)
밤에 봤을땐 몰랐는데 길고양이라 싸움을 많이 한건지 콧잔등에 흉터가 제법 크게 나있는게 짠하기도 하고.
그러곤 저렇게 앉아서 밥을 먹기시작한다. 처음엔 저 밥을 다 먹길래 등치도 별로 안큰놈이 우리집 한근이 세 배도 넘게 먹는다고 놀랐었는데 다녀가는 고양이가 얘까지 합쳐서 세마리였다-_- 그러니 세 배를 더 먹을수밖에.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한번씩 얘가 밥먹고 있으면 저 뒤에서 검은 줄무늬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서 다 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다.(생긴건 검은 녀석이 더 이쁘게 생겼다. 솔직히 얘는.. 너무 야생고양이 처럼 생겼다. 걔는 아직 얘만큼 우리랑 친해지지 않아서 사진을 찍진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봐서 꼭 찍을 생각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마리는 자주 보진 못했지만 한번씩 다녀가는데 걔가 올때만 항상 뒷마당에서 싸움이 나곤한다.
아마 얘랑 검은 녀석은 서열정리가 끝난 모양이고, 나머지 한마리는(검은 점박이 무늬를 가지고 있다) 얘네들이 다 먹고간뒤 몰래 와서 먹고 가는 모양이다.
처음엔 밥을 주고 나면 한두시간 간격으로 밥먹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아 얘도 여러번 다녀가는 구나. 근데 너무 자주 먹는데?' 싶어서 이상했는데 세마리가 번갈아 가면서 먹으니 그렇게 소리가 자주 나는 거였다 ㅋㅋ.
이제 제법 얼굴도 자주보고 익숙해졌다고 밥먹고 나면 저렇게 배를 보여주고 뒹굴 뒹굴 거리면서 애교도 한번씩 부린다.
우리집 한근이랑도 이렇게 방충망 사이로 인사도 한다. 이 녀석이 밖에서 야옹하고 울기 시작하면 한근이도 와서 대답이라도 하는것처럼 야옹거린다.
그래서 문을 열어주면 저렇게 서로 대화라도 나누는 것 마냥 야옹 야옹 거리면서 서로 울음소리를 주고 받는다 ㅋㅋ.
저녀석은 반갑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 한근이도 반갑다고 그러는건진 잘 모르겠다. 자기 집 뒷마당에 와서 밥먹는게 거슬리는건지 한번은 방충망이 열려있는 틈을타 튀어나가더니 저녀석 머리를 발로 툭 때리더라 ㅋㅋ.
제대로 싸우면 당연히 한근이가 쥐어 터지겠지만(쟤는 성묘고, 한근이는 이제 5개월~6개월 사이의 아직 어린 고양이다.) 저 녀석이 그래도 우리를 봐선지 자리를 피해주더라. 그걸 보고 의기양양해진건지 이젠 틈만나면 튀어나가서 쟤를 한대씩 때리려고 한다 ㅋㅋ.
같이 놀고 싶은건지, 거슬리는건지 하악질은 한번도 안한걸 봐서 싫어하는것 같진 않은데 속마음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문을 닫지 않고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으면 자기도 다른데 가지앉고 저러고 앉아서 한참을 야옹거리며 조잘거리다가 간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것 같은데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ㅋㅋ. 가끔은 동물언어 번역기가 정말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우리집 고양이도 요즘 한참 말이 많아져서 하루종일 조잘조잘 거린다.)
밥먹고 나면 어디가서 자는지 되게 궁금했었는데 자는 장소도 알아냈다.
마당 모퉁이를 돌아나가면 바로 보일러실이 있고 그 천장과 지붕사이에 틈이 있는데 그 속에서 나오는걸 봤다.
그렇게 가까이 있으니 인기척만 나면 밥달라고 울어대고 반갑다고 울어대지 ㅋㅋ.
배를 보니 새끼를 가진것 같아 이제 곧 새끼도 날 것 같은데 이러다가 진짜 고양이 천국이 되는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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