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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 기괴하고 모호한 영화

by 가림막 2016.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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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은 '추격자' '황해'를 만들었던 나홍진 감독의 신작영화다.

 

주위나 tv에서 자꾸 '뭣이 중헌디' '미끼를 먹어버렸구만' 등의 대사를 계속해서 해대니 뭔 영환가 궁금해서 보고 싶었지만, 영화관 갈 여건이 안돼서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 무한도전 '귀곡성' 납량특집 편을 보고 너무 궁금해져서 결국 iptv로 보게 되었다.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만큼 이 영화에선 화면상 크게 잔인하거나 성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잔인하다고 할만한 장면은 굿할 때 닭을 잡는 장면 정도?

 

하지만 영화 내내 상당히 기괴하다.

 

분명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데 배경음과 카메라 구도,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 전체를 상당히 기괴하게 만든다.

 

필자가 느끼기에 이 영화는 기대했던 만큼 무서운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기괴한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훌륭했다.

 

곽도원과 황정민은 말할 필요도 없고 외지인 역할로 나오는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일본 영화는 잘 보지 않아서 곡성을 통해 이 배우를 처음 접했다.)의 마지막 동굴 신에서의 표정 연기는 압권이었다.

 

상당한 명대사를 만든 효진역의 김 환희의 연기도 아역이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다.

 

그래서 영화 자체의 몰입도는 상당했다.

 

적절한 화면 연출과 흐름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보고 나서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건 왜?' '이건 무슨 뜻인데?' 라는 생각이 계속 들고 결국 해석을 찾아보고 하나를 이해하면 다른 하나가 이해가 안 됐다.

 

개연성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해석상 '이게 이렇게 되려면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 건데' 같이 앞뒤 상황의 모순이 생겨버린다.

 

감독 인터뷰도 봐봤지만, 감독은 최대한 관객들의 해석을 존중해주려는 의도였는지 확실하게 대답해주는 부분이 많이 없어 가시지 않는 의문점들이 많았다.

 

감독은 관객마다 각자의 엔딩을 만들고 싶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영화 전체를 너무 모호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서 개연성은 신경 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일부러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도.

 

 

호불호가 꽤 갈리는 영화이며 개인적으로 필자에겐 불호인 영화였다.

 

재미는 충분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몰입도도 상당했지만 이런 식의 모호한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감독 인터뷰와 평론가들의 평론, 각종 리뷰와 해석들을 보고 나서 큰 틀과 전체적인 이야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필자 나름의 결론도 내린 상태이지만 세부적인 장치들 사이의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게 맞으려면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 건데?' '그래서 저건 왜 그런 건데?'라는 찝찝함이 계속 남아있어 보고 나서 썩 기분이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영화 자체를 즐긴다면 분명 재밌는 영화다.

 

확실히 필자도 감상하는 동안은 몰입하면서 상당히 재밌게 즐겼으니까. (중간 중간 의문점들은 많았지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확실히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호이신 분들은 영화 자체의 여운, 엔딩의 여운을 즐겼을 테고 이 영화가 불호인 분들은 찝찝함 때문에 본의 아닌 여운을 즐겼을 거라 생각한다.

 

 

불호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생각하고 곱씹을 거리가 많은 영화를 봤다.

 

차후 블루레이로 발매할 때 좀 더 명확한 해석을 담은 재편집 본이나 무삭제판이 발매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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